거의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한국에서 글을 읽는 이들은 글의 진정한 의미를 쫓지 않는다. 학자나 비평가 같은 지식인이든, 일반 대중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지 명성의 렌즈를 통해 글을 읽는다. 아주 드물게 그렇지 않은 이가 있을 수 있기에 ‘거의 대부분’이라고 말하는 것일 뿐, 나는 사실상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는 매우 비극적인 일이다.
내가 알고 있는 이 세계에서, 사람들이 글을 읽을 때 단지 명성만을 좇는다는 사실은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얼마나 표피적인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그 결과 나타나는 풍경은 참으로 비극적이다. 글들이 모두 쓰레기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다. 사람들과 함께 무너지는 것이다.
이 무너지는 자리에서 글쓰기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나에게 쓰는 글쓰기,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상상하며 쓰는 기이한 글쓰기. 스스로 감행하는 비극적인 글쓰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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