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케니 버렐, 『Blue Moods』(1957), “Perception”

1950년대 중반은 비밥의 전성기가 지나고 하드 밥이 대세로 자리 잡던 시기이다. 아트 블레이키, 호레이스 실버, 마일스 데이비스 등이 하드 밥의 거대한 성을 쌓고 있을 때, 케니 버렐도 기타라는 악기를 통해 그 세계에 들어왔다. 하드 밥은 화려한 연주로 유명하다. 아트 블레이키를 보라. 그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러나 버렐의 연주는 다른 연주자들과 비교하면, 심지어 이 시기의 기타리스트들, 그러니까 웨스 몽고메리나 그랜트 그린과 비교해도 덜 화려하다. 아마 단순한 블루스를 좋아했고, 음악 속에 그 음색을 더 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더 블루지하고 덜 화려하지만, 감각적으로는 깊이 있는 연주를 들려준다.

이 음반도 마찬가지다. 제목처럼 ‘우울한 기분(blue moods)’을 진하게 담고 있으며, 앨범 전체가 하나의 블루스적 서정을 품고 있다. 후일 『Midnight Blue』(1963)의 전조라 할 수 있다. 케니 버렐의 시그니처 톤은 이미 이때 확립되었다. “Perception”은 케니 버렐 자신의 자작곡으로, 명상적인 분위기와 블루지한 감성을 동시에 담아낸 트랙이다. “All of You”에서의 버렐은 특히 따뜻하다. 선율 처리가 너무 부드러워서 기타가 마치 진심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