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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버렐, 『Midnight Blue』(1963), “Soul Lament”

“저는 항상 블루스에 대한 사랑을 품어왔습니다. 디트로이트에서 처음 활동하던 시절, 저는 블루스에 집중하는 그룹들과 함께 일했습니다. 이번 세션을 위해 저와 같은 방식으로 블루스를 느낄 수 있는 그룹을 구성하고 싶었습니다.”

– 케니 버렐, 1963
👉 Kenny Burrell’s 『Midnight Blue』(1963): When Jazz Got The Blues

그의 바람대로 이 앨범의 모든 곡은 비밥적 복잡성(AABA, 화성 전환)을 따르지 않고, 블루스의 직설적인 정서를 많이 따른다. “Chitlins con Carne”(치틀린스 콘 카르네. 미국 남부 흑인들이 많이 먹던 고기요리에 곁들인 돼지 곱창요리라고 한다. 이것도 재즈 곡 제목에 흑인 블루스의 생활 세계를 담은 음식 이름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Saturday Night Blues”, “Wavy Gravy”(직역하면 “출렁이는 소스”지만, 언어유희적인 작명으로 “흐물흐물하고 느긋한 블루스적 그루브” 같은 느낌을 준다. 맛있는 음악 리듬이 흘러넘치는 이미지를 담고 있는듯) 같은 트랙은 버렐의 의도대로 12마디 블루스 진행을 따른다. “Soul Lament”은 기타 솔로 발라드로, AABA처럼 반복되는 구조가 아니라 루바토 형식에 가까워 일정한 템포에서 잠시 벗어난다. 어떤 구간은 느리게(늘려서), 또 어떤 구간은 빠르게(앞당겨서) 연주하며 마치 기타가 혼잣말을 하듯 들린다. 루바토(rubato)는 애당초 이탈리아어로 “훔치다, 빼앗다”라는 뜻이기에, 박자를 빼앗는 음악이란 바로 이 곡처럼 자유로운 연주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기타가 듣는 이의 친구처럼 다가오는 곡이다.

타이틀곡 “Midnight Blue” 또한 16마디 블루스의 변형형에 가깝다. 더불어 앨범의 유일한 스탠더드곡 “Gee Baby, Ain’t I Good to You”는 원래부터 32마디 AABA가 아니라 16마디 곡으로 유명했는데, 버렐은 이 곡을 통해 단순함의 미학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루디 반 겔더의 녹음 역량을 최대치로 보여주는 음반이며, 리드 마일스의 앨범 커버는 타이포그래피만으로 감정과 분위기를 전달한다. 케니 버렐의 기타 사운드까지 더해져 이 작품은 블루 노트 최고의 음반 중 하나가 되었다. 이 세련된 모듬은 당대의 블루노트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내가 처음 재즈 기타에 빠지게 된 바로 그 음색이 여기에 그대로 담겨 있다. 마치 필름 누아르 속 뉴욕의 어느 뒷골목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음색이다. 모든 곡이 완벽하다. 이 소리를 내 귀에 담아두고, 내 귀를 그대로 음반으로 만들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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