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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다른 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철학이 잠들어 있다. 잠들어 있는 철학을 깨우는 일은 개념이 하지 않는다. 개념은 잠들어 있는 철학이 깨어나 기지개를 켠 뒤에야 따라온다.

개념 이전에 체험이 있다. 아니, 체험 안에 개념이 도사리고 있다. 무엇이 먼저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체험 없이는 개념도 없다는 말이다. 자전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의 체험이 개념을 작동시킨다. 체험이 스쳐 지나가는 자리마다 개념의 애벌레가 껍질을 벗고, 나무 위를 꿈틀거리며 기어간다. 언젠가 그 애벌레는 나비가 되어 다시 체험의 안에서 부화할 것이다.

철학은 몸에서 나온다. 그것도 추상적인 몸이 아니라 나의 구체적인 몸, 그리고 그 몸이 통과하는 공기에서 나온다. 그렇기에 철학은 결코 추상적이지 않고, 각자의 역사와 깊이 밀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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