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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상에는 ‘작가’라는 가면을 쓴 셀럽들과, 그런 셀럽이 되려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소비하며 바라보는 사람들만 가득한 듯하다. 모두가 무언가를 말하지만, 정작 존재론적 배움은 사라지고 공허한 말만 남아 있다.

옛날 시골에서는 이사 가기 전 남은 쓰레기를 드럼통에 모아 불을 붙여 태우는 일이 흔했다. 드럼통의 둥근 입구에서 불꽃이 치솟고, 연기가 하늘로 피어올랐으며 매캐한 냄새가 감돌았다. 주변에는 흩날리는 잿가루와 타다 남은 불씨가 남았다. 보통 이사 끝 무렵이어서 불빛은 저녁이나 어두운 시간대에 더욱 강렬하게 드러났다.

오늘날 ‘작가’라는 세계의 풍경은, 존재론 없는 존재학적 셀럽-작가와 그들을 향해 환호하는 관객들로 채워져 있다. 그 장면들은 드럼통의 불빛처럼 강렬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잿가루와 타다 남은 불씨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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