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매스니, 『MoonDial』(2024), “Here, There and Everywhere”
“Moondial”은 달시계이다. 루나 다이얼. 앨범명은 해시계(sundial)와 대비되어 표현한 것이다. 찾아보니까, 보름달이 뜨는 밤에만 정확하고, 그 이후에는 조금씩 정확도가 떨어지다가, 보름달이 뜨는 시점에 가까워지면 다시 정확도가 올라간다고. 이것 자체가 일상적이고 가시적인 시간 질서에서 벗어나 있는 시간들 – 이를테면 꿈이나 환상의 시간-을 가리킨다. 팻 매스니도 이 앨범을 “황혼부터 새벽까지의 음악”이라 묘사했다. 전체가 특수 제작된 바리톤 기타 1대로 연주되었다는데, 이는 보통의 기타보다 낮은 튜닝을 가지고 있다. 소리는 더 깊고 어둡다. 비틀즈의 명곡 “Here, There and Everywhere’도 연주되는데, 비틀즈 연주가 햇살같은 사랑이라면, 팻 매스니의 이 앨범은 달빛 속의 사랑이다. 비틀즈의 시간과 다르게 별 리듬도, 템포도 없이 기타 한대가 길게 늘어뜨리며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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