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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연, 『세미나책』

저자 정승연은 내 책 <자기배려의 책읽기>를 출판하기 전에 출판사 블로그에 연재할 때 2년간 블로그 글을 편집해서 업로드해 주었던 편집자였다. 내 글에 코멘트도 해주고 오류를 잡아주기도 했다, 또 예전에 그린비 출판사에서 잠시 운영하던 ‘인문플랫폼’이라는 아주 특이한 플랫폼이 있었는데(이거 다시 부활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지금까지 나온 플랫폼 중 인문학 글쓰기에 가장 최적화된 UI였다), 나는 거기에 곧잘 책 서평을 올리기도 하고 그랬다. 내가 글을 올리면 늘 좋아요와 격려의 댓글을 써주던 사람이 바로 정승연이였다.

오랫동안 읽지 못하고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책장을 정리하다가 찾아서 오늘에야 모두 읽었다. 정승연은 철학적인 주제를 물흐르듯 흘러가는 문장으로 탈바꿈하여 구사할 줄 아는 작가이다. 또 자신이 학부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직장생활중에도 끊임없이 철학책을 읽어왔기 때문에 철학에 대한 글쓰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철학적인 글을, 그것도 어려운 철학책을 그 철학이 가지는 핵심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설명해내는 능력은 내가 볼 때 우리나라 최고이다. 이건 허사가 아니다. 내가 아는한 가장 쉬우면서도 정확하게 철학글을 쓸 수 있는 작가이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그 진가가 드러날 거라고 예상한다. 평소에 나는 그가 자기계발서 작가로 나선다면 한 시대를 풍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지 않은 것이 다행이긴 하지만. 여전히 철학책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는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이 책은 철학 공부의 보고와도 같은 책이다. 특히 7, 8, 9장의 읽기와 쓰기 챕터에는 철학공부의 액기스가 소림사 비법을 풀어내듯 정리되어 있다. 오래전에 내가 처음 철학 공부를 시작하던 때 철학책에 대해 가지고 있던 경이로움을 다시 회상하게 하는 책이기도 했다.

우리는 늘 생성중이다. 단지 임의의 계기에 우리는 고정되어 버렸다. 이 고정된 자기를 열린 자기, 언제든 개방된 자기로 다시 움직이기 위해서는 어쨌든 공부를 해야 한다. 이 공부의 형식 중 최고의 형식이 바로 세미나이다. 철학책을 처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널리 알려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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