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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가 경험하고 관찰하는 것과 언제나 이미 구성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어떤 사물이 우리의 경험과는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우리 경험 이전부터 그 자체로 ‘저기’에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단지 마음속에 재현함으로써 인식한다는 관점을 부정한다. 우리는 이미 그 사물과 상호작용하고, 그 속에 개입하고 있으며, 바로 그로 인해 사물의 본성 또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나는 이미 그 사물 속에 구성원으로서 존재하고 있기에, 나의 행위는 곧 그 사물의 행위이기도 하다. 즉, 우리는 이미 사물 자체에 포함되어 있으며, 재귀적인(reflexive) 과정 속에서 세계의 구성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사물 자체’라는 칸트의 개념은, 객체들이 우리가 그것들을 포착할 수 있는 제한적이고 불완전한 방식 너머로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것에 개입하는 바로 그 방식 때문에, 그것들은 우리에게 도달 불가능한 어떤 방식으로 존속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나는 이 개념을 내 방식대로 해석한다. 이미 나 자신이 사물 자체의 구성원이며, 나의 개입은 곧 사물 자체의 행위이다. 따라서 나와 사물 자체는 동시에 변화하고 있으며, 바로 그 이유로 인해 우리는 사물 자체를 완전히 알 수 없는 것이다. 우리의 인식이 이미 사물 자체의 작동이며, 그 인식의 순간에 우리도, 사물도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나의 미세한 움직임이 곧 세계의 움직임이기도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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