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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로부터 파문을 당하고 광신도에게 습격을 당한 뒤, 암스테르담을 떠나게 되었을 때 스피노자는 의사 판 론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크게 웃고, 앞으로 자립하는 데 필요한 만큼만 일하며, 밤에는 철학을 연구하며 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지하면서도 호쾌한 인물이란 스피노자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더 정이 가는 것은, 그가 은둔 생활을 통해 몇몇 친구들과만 그 유쾌함과 진지함을 나누었다는 점이다. 허세 없이.

스피노자는 낚시의 달인이었다. 진짜 낚시. 은둔과 유쾌함이 어우러진 인품과 잘 어울리는 취미다.

20세기 지식인은 떠들썩한 것을 좋아했지만, 이제 21세기의 ‘지식인’은 좀 조용했으면 좋겠다. 너무 시끄럽다. 쓸데없이 말이 많고, 게다가 목소리까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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