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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는 1933년 루쉰을 직접 대면했다. 그는 루쉰 사유의 핵심을 ‘모랄’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루쉰의 『이심집』에 실린 「상하이 문예의 일별」을 인용하면서, 소위 ‘좌익 작가’들에 대한 루쉰의 비판 속에서 그 ‘모랄’을 읽어냈다. ‘좌익 작가’들의 비판은 겉보기에는 과격하여 일견 명확한 듯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관념적이고 두루뭉술할 뿐이었다. 루쉰은 그것을 넘어서 자기를 포함한 삶의 관계 속에서 절실하게 이루어지는 비판을 지향한다. 이육사가 말한 ‘모랄’은 결국 자기를 포함하여 이루어지는 비판의식을 뜻한다.

모든 비판은 자기비판이다. 이 의미에서, 사람들은 과연 진정한 의미에서 ‘비판’을 하고 있는가. 모든 비판은 자기에게로 되돌아온다. 그 순간, 비판은 더 이상 비판이 아닌 것이 된다. 비판의 불가능성. 모랄은 이 불가능성을 분명히 자각하는 태도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가능성과 함께 행해지는 비판적 태도를 의미한다.

이틀 전, 진호의 특강은 나로 하여금 비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의미 있는 강의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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